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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식품안전 지키는 '안심해' 리포트
 
살 빼는 약, 향정신성의약품이 대부분
 
최근 ‘살 빼는 약 처방전 80%는 마약류’라는 뉴스가 보도돼 관심을 끌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소비자시민모임에 의뢰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비만 치료를 위해 병·의원에서 약을 처방 받은 국민 788명의 처방전 2633건 중 80.4%인 2116건에 향정신성의약품이 처방돼 있었다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렇게 향정신성의약품 처방을 받은 사람의 96.8%가 여성으로, 대부분이 가임기인 10대 후반에서 40대였다는 것. 이 중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의 처방이 금지돼 있는 16~20세의 미성년자도 23명이나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향정신성의약품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서 현재 식약청, 대한비만학회 모두 30일 넘는 복용을 피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어기고 의사가 향정신성의약품인 식욕억제제를 6개월 이상 장기간 처방해 주어 이를 복용한 여성이 환각, 환청 및 우울증 등 정신병적 증세로 입원까지 하는 등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 사례가 언론을 통해 속속 보도되고 있다.

현재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연합(EU) 국가들을 비롯해 일본, 호주 등 대부분의 주요 국가들이 향정신성의약품을 ‘살 빼는 약’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반면 한국, 미국, 캐나다 등이 이를 허용하고 있다.

이에 여성신문 식품안전지킴이 ‘안심해’는 실제로 내과병원을 방문해 ‘살 빼는 약’의 처방을 받아보았다. 또 약국을 방문해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살 빼는 약’에 대해 문의해 보았다.

양천구 목동의 A내과의 경우, 키 161㎝에 몸무게 60㎏으로 체질량지수 23㎏/㎡인 40세 여성이 살 빼는 약의 처방을 요구하자, 어렵지 않게 시부트라민이 들어있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는 ㄹ제품을 처방해주었다. 향정신성의약품의 경우, 원칙적으로 체질량지수 30㎏/㎡ 이상인 고도비만 환자에게 처방하도록 하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B내과는 체질량지수 25㎏/㎡ 이하인 38세 여성에게 ㅅ제품과 비타민제 등 3가지 약을 일주일분 처방했다. “ㄹ제품은 효과가 약하다”면서 대신 처방을 해준 ㅅ제품 역시 ‘마진돌’이 들어 있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다.

경기도 남양주의 C내과는 체질량지수 확인을 위한 키, 몸무게 검사를 비롯한 아무런 검사나 확인 없이 식욕억제제를 처방해 주었으며, ㄹ제품은 수입 약이라 비싸다며 국산 약품을 처방해 주었다가, 환자가 ㄹ제품의 처방을 요구하자 쉽게 처방을 바꿔 주었다.

심지어 영등포구 신도림동의 D내과의 경우는 의사와의 상담조차 없이 1만원을 내면 접수창구에서 원하는 약을 그대로 처방해주기까지 했다. “의사의 진찰 없이 어떻게 처방이 가능한가” 묻자 “체질량지수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가 없으므로 비만을 취급하지 않지만 처방전은 써주는 것”이라고 했다.

또 하나 중대한 문제점은 의사에게 ‘살 빼는 약’ 처방을 요구할 경우, 본인이 고지하지 않는 한 다른 질병 여부에 대한 확인 없이 약을 처방해 준다는 것. 목동 A내과에서는 헤모글로빈 수치가 5.2인 중증 빈혈 환자에게 병력 확인 없이 식욕억제제를 처방하였으며, 상계동 B내과, 남양주 C내과도 처방에 앞서 고혈압 병력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목동 E내과에서는 현재 중증 빈혈임을 고지하자 “빈혈이 아니면 3개월 분량 내에서 처방이 가능하나 빈혈 때문에 처방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상계동 B내과의 경우, 고혈압 환자임을 고지하자 검사를 한 결과 수치가 140/90이 나왔음에도 “나중에 한 번 더 검사해 보자”며 그대로 약을 처방했다.

약국의 경우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약을 문의하자, F약국에서는 약국에 게시해 둔 포스터를 보여주며 D제약의 ‘ㅅ제품’과 H사의 ‘ㅅ제품’이라는 식욕억제제를 권했다. 가격은 1개월분에 각각 5만원이었다. 빈혈임을 고지하자 조혈제와 같이 복용할 것을 권했다.

G약국에서는 중증 빈혈임을 감안해 식욕억제제 대신 “열량소비를 증가시킬 수 있다”며 혈액순환개선제를 권했다. “변비는 없으나 음식 섭취 후 완하제(변비약)를 복용하는 것은 어떤가” 하고 묻자 “괜찮다”고 했다. 그러나 “변비약이 장에서 영양분의 흡수를 막는 것 아니냐”는 데 대해서는 “그렇다”며 “변비약이 권장할 만 하지는 않다”고 답했다.

변비약의 경우 만성화되면 자율적인 배변기능을 잃게 되고, 오히려 그로 인한 체중 증가는 물론 장 무력증 등 큰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 인터넷에는 변비약 복용에 따른 피해와 그로 인한 두려움을 호소하는 중3 여학생의 글 등 부작용 관련 글이 상당수 올라와 있다.

약에 대해 불안감을 갖는 사람은 식품이나 차 등에 의지하기도 한다. 한동안 완하제로서 살 빼는 차로 각광을 받던 동규자차의 경우, 원료가 동규자 즉 아욱이 아닌 ‘센나엽’으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음이 문제가 돼 판매가 금지된 제품도 있었다. 
‘안심해’가 ‘살 빼는 약’ 구입을 위해 병원과 약국을 찾아본 결과,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고 있는 식욕억제제의 구입이 조금도 어렵지 않았으며, 여러 병원과 약국을 통해 수량의 제한 없이 구입할 수 있었다.

또 병원에서 환자의 요구에 따라 체질량지수와 상관없이, 특히 환자의 기타 질병에 대한 확인이나 검사 절차 없이 약을 처방하고 있다는 점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더욱이, 이러한 약을 복용할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등에 대한 상세한 설명마저 없어 살을 빼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사람은 얼마든지 약물을 오·남용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심각하게 제기됐다.
1008호 [소비자] (2008-11-28)
박정원 / 자유기고가
 
 
 
 
뇌에 작용하는 마약류, 향정신성 의약품 먹고 살을 뺀다음.
약을 끊으면 어찌될까? 약을 끊을수는 있을까?
무기력하고 축쳐져서 미소가 사라진 얼굴과
활력을 잃은 몸으로
오로지 체중을 원망하는 분노만 가득한채
우울하게 되진 않을런지.
 
몸 살림은 자연스럽게 평화롭게 천천히 해야 함을
잊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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