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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사람으로 살려면 아침밥을 먹어라

2010.01.15 15:43

yakchobat 조회 수:3500 추천:467

풀무원 사보에 실었던 글임돠.
~~~~우리 아버지 야그 진짜여유.-이유명호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 지리 대신 알람이 깨우고 일어나라 재촉을 한다. 우리 몸은 100% 자연산으로 해뜨면 일어나고 해지면 잠들어야 한다. 하지만 불야성 인공조명과 온갖 전자장치로 TV와 컴퓨터가 우리를 잠들게 놔두지 않는다. 일에서 놀이까지 공부에서 오락까지 쇼핑과 식사까지 야행성이 되었다. 하지만 매일 되풀이 되는 일상은 아침 늦잠을 허용하지 않는다. 식탁에 앉으면서 신문을 펼치고 차 한 잔의 여유...이런 풍경은 TV드라마에 나오는 회장님이나 사모님에게나 해당사항이지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과는 거리가 멀다.
인생살이 80년이라 치면 대충 3만 번의 새 아침을 맞으며 9만 끼의 식사를 한다. 아침 한 끼를 굶어 버릇하면 영원히 3만 끼의 밥을 놓치는 대신 인성과 건강엔 빨긴 신호등이 켜진다. 사소해 보이지만 심각한 인생 손해로 이어지는 이유를 차근차근 알아보자.

* 피로를 업고 산다.
우리는 몸에는 내장된 생체시계가 있어 몇 시에 활동을 시작해야 하는지 시간에 맞춰 부지런히 기상준비를 한다. 아침이 밝아 오면 깨어나기 1-2시간부터 기상준비로 부신 호르몬이 신호를 보내서 대사율을 높이고 체온도 올리면서 에너지 레벨을 차츰 높인다. 자동차에 시동을 걸고 예열을 시켜서 운전을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혈당을 끌어 모아 에너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저녁식사로 들어온 열량은 밤새 거의 고갈이 된다는 점이다. 저녁을 먹고 아침까지 10-12시간이 흐르면 저장된 에너지는 바닥이 나고 새로 보충을 해야 한다.
연료가 바닥나면 제 아무리 좋은 차라 해도 겨우 주유소까지 기어갈 수밖에 없듯이 아침밥을 굶으면 힘이 달리고 피로가 찍어 누른다. 아침에 허둥지둥 출근을 서두르다 보면 가족 식사준비는 해놓고 내 밥은 굶더라도 화장은 해야 츨근 하는 여자들이나, 밥숟갈 대신 짜증부터 내서 수고한 엄마 속을 뒤접어 놓는 아이들, 얼굴에 ‘만성피로’라고 써 붙이고 다니는 남편들 모두에게 뭐니 뭐니 해도 밥 만한 ‘힘’이 없다. 인생 짐도 무거운데 아침 식사로 업힌 피로 일랑 멀리 던져 보내자.

*머리가 나빠진다.
밤이라는 음(陰) 시간대는 잠을 자면서 인체의 구성성분을 합성해내고 필요한 호르몬과 효소와 신경 전달물질등 수많은 물질들을 만들어내는 시간이다. 이 때문에 ‘당신이 잠든 사이’ 몸은 수리하고 복구하며 자란다.
양(陽)시간인 아침이 되면 에너지 보충으로 밥을 먹게 되고 그 신호를 받아서 혈당은 높아져서 온몸에 영양분을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활동을 개시한다. 밤 사이에 가장 배가 고팠던 기관은? 아침에 에너지를 가장 많이 받고 싶은 기관은? 둘 다 머리이다. 왜냐하면~~저녁활동에도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아무 것도 안하고 겨우 꿈만 꾸는 것처럼 보이는 밤에는 90여분 수면주기를 반복하면서도 잠자는데 무려 4-500칼로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뇌의 무게는 겨우 1300-1400그램 정도지만 온몸의 근육과 맞먹는 에너지를 쓴다. 그것도 고급 휘발유인 순수포도당만을 요구하므로 아침에 혈당 요구량이 높다.
먹을 것은 주지 않고 찬물 세수로 억지로 뇌를 깨운다한들 머리는 안 좋아한다. 카페인 듬뿍 든 검은 물-커피를 마신다면 물론 머리를 강제로 각성시키라는 명령엔 따르겠지만 뇌의 피로 자체가 깜쪽 같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피로빚으로 남을 뿐. 머리는 아침밥으로 허기를 달래주길 원한다.

*위가 분노 한다
아침이면 뇌만 아우성 치는 것이 아니다. 배꼽시계를 작동시키는 위장의 반응을 보자. 아침이면 밥이 들어오길 기대하면서 식당개점 시간에 맞춰 활동을 개시하며 소화효소들을 준비해놓고 꼬르륵 허기진다고 오디오까지 요란하게 때를 알린다. 허나 우리의 주인은 아랑곳하지 아침을 희생한다. 준비된 위액들은 소화시킬 재료가 안 들어오니 제 점막을 깎아 내리고 속이 쓰려온다.
아침이면 혈당이 낮아지고 포도당을 원한다니 손쉽게 설탕물이나 음료수 한잔만 마시는 것은 어떨까? 설탕은 가공과정에서 미네랄등이 파괴되어 많이 먹으면 혈당을 급격하게 치솟게 하고 위와 췌장을 피로하게 한다. 위가 찡그리면 얼굴도 주름살이 진다. 자연스럽게 혈당을 올려주는 곡식이나 전분을 먹어서 위가 기분 좋게 주물럭거리게 해주자.

*빈혈 비만 변비가 기다린다
머리에는 유일하게 턱관절이 있어서 씹는 동작으로 뇌가 자극되면서 동시패션으로 명약인 침도 만들고 분비샘들을 자극하고 내장까지 이어달리기 운동이 일어난다. 음식물이 입 식도 위에 들어가면 마지막 바통을 이어받는 주자는 대장이다. 아침을 먹었다는 신호를 받으면 조건 반사로 꾸불꾸불 연동운동이 일어나서 속을 비워내는 ‘모닝똥’을 누게 된다. 채우면 비우리라~~가 되는 것이다.
허나 아침밥을 굶으면 신호가 안 일어나고 배변운동도 약해져서 변비가 된다. 밀어내기 한판승에 고민이 시작되는 것이다. 변을 담아두는 습관이 생기면 통과시켜야 할 장벽이 저장용기로 변해서 대장은 더욱 무력해지고 변비는 고약해진다. 빈속에 억지로 용을 쓰지 말고 아침으로 위를 채우면 만사형통 알아서 내려가는 게 자연의 순리다.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의 머리는 심장보다 높은 꼭대기에 있다. 아침을 굶으면 머리로 피가 올라가는 힘이 달려서 두부저혈압에 어지럼증에 시달린다. 하루 삼분지 일의 영양결핍은 숨차고 빈혈이 되어 안색이 나빠지고 아름다움을 해친다.
아침을 굶었다고 점심은 폭식을 하게 되고 보상적으로 저녁은 과식으로 이어진다. 게다가 야식으로 부족한 한 끼 마저 채우게 되니 결국 늦은 밤 잠 들 시간에 세끼를 다 먹는 셈이다. 지난 밤 그대가 한 짓을 몸은 다 알고 있어서 고대로 반영한다. 아침엔 퉁퉁 부은 얼굴로 시작하여 찌부둥하니 습관적으로 반복하다보면 결국은 비만으로 나타난다. 몸매가 걱정되거든 에너지를 소비하는 양의 시간 해뜨면서 아침부터 꼬박꼬박 먹고 점심 잘 먹고 저녁엔 가볍게 먹어서 몸을 만족시켜야 한다.

*성격이 변한다.
빈속에 억지로 아침을 맞이하니 학교에 간들 즐거우랴 직장엘 간들 신이 나랴.
기운 없이 나른하니 움직이기도 싫고 어서 점심시간 되기만 기다리는데 머릿속엔 뭐든 집중이 되길 하나 대충 건성이다. 동료가 말을 걸어도 웃으면서 인사 대신 시큰둥하고 상사가 주는 일거리는 갑자기 화가 치민다. 겨우 오전 시간을 때우고 점심에 허겁지겁 과식을 했더니 몰려오는 식곤증에 졸음이 밀려온다. 비몽사몽 헤매면서 공부든 일이든 하면서 기다리는 건 끝나는 시간. 이런 몸 상태로는 맡은 일도 제대로 못하고 사회생활마저도 인색하거나 빈약하기 십상이다. 밥을 굶으면 허약해지고 에너지 부족으로 삶 전제에 활기를 잃어가며 성격도 변한다. 오랫동안 환자들을 봐온 나는 <화내는 사람은 아픈 사람이다>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기분이 좋은 사람은 일 할 에너지나 여력이 있는 사람인데 화부터 내는 사람은 자기가 고달퍼서 정신적 신체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다른 원인도 많겠지만 아침밥을 먹어주므로 해서 일용할 밧데리를 충전시키고 활동 에너지를 얻는 것은 지적능력 못지않게 중요하다. 아침부터 씩씩하게 잘 먹는 사람이 남에게도 너그럽고 성격이 원만하다. 식습관이 인성(人性)을 만든다.


부록; 아침밥 습관기
나 역시 그랬다. 저혈압 체질의 달빛 형 인간으로 늦게까지 책보고 TV보고 짬짬이 공부도 하다보면 아침에 곤죽이 되어 눈비비고 일어나서 학교 가는 일만도 끔찍했다. 밥 한 숟갈 먹을 시간 있으면 차라리 일 분 일 초라도 더 자고 싶다고 이불속에서 버팅기다가 엄마의 성화에 끌려 나오곤 했다. 아버지는 아침밥을 안 먹으면 절대로 학교를 못가게 하는 독특한(?) 고집을 가진 분이라서 지각 했을 때 시험 때 야속하기가 그지 없었다. 고등학교 때 어느 날은 아버지가 친구들과 밤새 고스톱을 치시고 엄마는 당연히 뒤치다꺼리하다가 새벽에 뻗으셨다. 으음~ 아침인데 ‘밥’이 없자 아버지는 자신의 원칙을 깨고 라면 같은 간편한 대안 대신 애들 셋을 몰고나가 해장국을 사먹이신 것이었다.
30여 년 전 외식문화 랄 것도 없는 시절에 여고생 여중생들을 교복 입혀서 해장 술하는 아저씨들만 가득한 허름한 국밥집에 끌고 가서 밥을 먹이시던 그 집념 덕에 울 형제자매들은 꼭두새벽이라도 일어나자마자 ‘자동숟갈모드’에 ‘꿀꺽 기능’을 갖췄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밥 먹으라는 다정한 목소리는 사라지고 대신 내가 부모가 되고 밥 당번이 된 후에야 그 소중한 사랑을 깨달았다. 아침 밥 한 끼가 인생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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