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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옵빠가 들려주는 김훈의 담배각서

2008.12.24 11:39

약초궁주 조회 수:2690 추천:340

친정동네서 같이 노는 옵빠가
 
김원샘의 감훈금연사연을 읽고나서.
 
자기가 아는 사연을 올려준건데 진짜 웃긴다.
 
친정옵빠야~~~

잘있노? 요새 몸은 괘않고? 거 차고 다니던 뭐시기도 후련하게 빼고?

그람 이제 펄펄 날아 다니겠네.

얼굴도 몬보고 내년 넘어가겄네. 그라도 각자 알아서 잘 지내자.

덕분에 간만에 실컷 낄낄 웃었네.

김훈씨는 독재자데이. 지 혼자 종살이 허믄 되지이.

 삼대라니. 무슨 연좌제..ㅋㅋ
 
~~~~~~~~~~~~~~~~~~~~~~~~~~~~~`
 
 
 
 
김훈 선배가 모 주간지 편집국장 시절 난 고참 기자였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담배 피우는 기자는 담배 없이는 단 한 줄의 기사도 쓰지 못한다
연신 담배를 입에 물고 문자판을 두두려 패야만 기사가 완성 된다.
그런데 그 담배가 문제였다. 이미 우리 회사는 건물 자체가 금연 건물이었지만
유독 5층만은 당당한 '담배해방구'였다.
편집국에서는 대체적으로 담배에 관대한 편이었지만
그래도 담배 때문에 고생하는 기자들이 꽤 있었다.
급기야 담배 때문에 병원에 입원하는 기자가 생겼다.
고참 기자라는 죄로 몇몇 기자들이 나한테 하소연을 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다.
김훈과 만났다. 그리고 편집국장 명으로 방을 붙였다. 담배는 복도에 나가 피우라는 방 말이다.
그리고 난 아침마다 일찍 출근하여 각 책상에 있는 수 많은 재털이를 수세미로 박박 문질러 씻었다.
그 때 처음 알았지만 재털이가 그렇게 더러운 것인지 예전에는 미처 몰랐다.
담배재만 있는 재털이는 드물었고 침은 기본이며 뭔가 누렁지 처럼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우째튼 그렇게 딱 한달을 편집국 내 재털이는 아침마다 반짝 반짝 씻어서 책상에 올려 놓았다.
하지만 담배 피는 사람들이 얼마나 무심한지 재털이가 항상 깨끗하게 놓여 있는 사실 조차도 모르는 것 아닌가.
순간 절망적인 기분 낭패감을 느꼈다. 담배를 복도에 나가 피라는 무언의 시위가 절대 먹히지 않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후로 재털이 씻기는 그만 두고 담배 피는 후배들에게 싫은 소리를 했다. 나가 피우라고
그러면 뭐하랴 편집국장 김훈이 버젓이 지 책상에 앉아 담배를 피워대는데.
힘없는 후배들만 뭐라고 하는 내가 비겁해 보였다.
문제는 김훈이었다.  김훈 하나만 잡으면 다른 기자들은 자동으로 잡힌다.
김훈과 정면 대결을 해야 한다. 김훈과 끝장은 내야 한다. 하여 김훈에게 각서를 쓰라고 했다.
'내 스스로 담배를 편집국에서 피우지 않을테니 니들도 밖에서 피워라.'
각서 쓰라고 순순히 각서 쓸 김훈이 아니다. '알았다. 담배 피우지 않겠다'만 연발 했다.
그래도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각서를 요구했다.
'후배들에게만 싫은 소리하는 내가 비겁하다. 김선배 하나 안피우면 모두 안피운다.'
그렇게 여러날은 실랑이를 한 후에 김훈이 각서를 썼다. 그리고 각서를 게시판에 붙였다.
각서에는 쓰지 않았지만 "만약 편집국에서 담배를 피우면 김훈 삼대가 우리집에서 종살이를 한다"고 약속했다.
그 후로 후배들이 담배를 피우면 '편집국장도 피우지 않는데... 감히 니들이... 나가 피워!'
그리하여 담배해방구 편집국이 진정한 해방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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