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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명호," 낙태범죄화 반대! 기부합니다"

2010.09.07 18:02

약초궁주 조회 수:2001 추천:246

나, 영타를 못쳐서
외부에서 홈피를 들어오려고
네이버 검색으로 이유명호 한의원을 쳤다.
그리고 놀랬다~~~
 
여성민우회에 올려진 기사.
나이들어 기운빠져 운동은 뒷전으로 물리고
당신들이 해달라고 쥐꼬리만큼 돈을 쥐어주었더니.
담당 간사가 올린 글이다.
 
화욜은 바쁘다.
어제는 아침 6시에 일어나서 기차타고
밀양가서 갈아타고 마산
경남여성장애인연대. 강의하고 올라왔다.
 
강의는 한시간반이지만
꼬박 12시간이 걸렸다.
 
경남여장연은 매달 모이는데
생일잔치 떡도 해주고
대표부터 명랑소녀들이다.
웃음이 끊이지 않는 그녀들에게
내가 한수배운듯 기쁜 마음으로
돌아왔다.
 
 
2010/08/02 10:30


얼마 전 이유명호 샘에게 전화가 왔다. 이유명호 샘은 한의사로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자궁>, <살에게 말을 걸어봐>의 저자이며, 여성의 몸의 소중함을 설파하시는 분이다. 개인적으로 예전부터 자궁이 안좋아 언제 한 번 뵙고 싶은 분이었다. 특유의 꽁지머리로 월경 페스티벌이었던가, 사회보실 때 보았던 기억이 있다. 
 



'낙태'담당자를 찾으셨단다. 받아보니,

"자유선진당 이영애 의원이 '낙태 사회경제적 사유 문제점', 이딴 식의 토론회를 진행했다. 말이 되나?
이거이거 대응해야 하지 않나. 국회에서 버젓이 산으로 가는 토론회를 하고 있다. 그것도 여성 국회의원이!!!"

선생님은 현재 낙태 처벌 분위기를 주도적으로(!) 드높이고 있는 정부 정책에 대해서 한참동안 분노를 참지 못하다가
"100만원 기부할께요. 제 대신 활동해주세요. 정말 이거 침묵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낙태' 처벌이라니. 이건 여성인권 완전 바닥치는거에요."

아.. 선생님, 고맙습니다(쑥스럽지만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라고) 말 할 틈도 없이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이냐, 나라가 최악으로 가고 있다며 낙태 처벌, 고발 이거 다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와우 이런일이. 매번 전화로 토쏠릴 정도로 욕만 먹다가(낙태 종용하는 여성단체 꺼져라~~)
활동에 큰 지지를 받는 기분. 돈을 넘어서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충만하다.




뭘 바쁜데 찾아오냐고 만류하셨지만,
7/23(금), 정말 기분도 금요일 같은 오후
마포역에 위치한 '이유명호 한의원'을 찾았다.
정갈한 간판, 작고 따뜻한 공간이다. 침맞아도 하나도 안무섭게 생긴 침대에 걸죽한 한약 냄새가 났다.  







     선생님, 어떤 취지로 기부하시게 되었어요?

"낙태 고발조치는 여성인권의 추락을 의미한다. 
기부한 돈은 결코 큰 돈은 아니다. 산부인과도 아닌데 병원와서 호소하는 여성들이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하냐고. 도대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는 여성들을 직접 만나면 세상은 알게 될까. 법개정이 시급하다. 프랑스에서 낙태가 불법화되자 많은 여성들이 직접 길바닥으로 뛰쳐나왔다. 한국사회도 결코 남일이 아니다. 그걸 법 만드는 사람들, 국회의원들 알아야만 한다. 남의 문제라고 떠들어 대는 남자들이 알아야 한다. 여성단체가 이 상황을 가만두지 않고 꼭 바꿔나갈 수 있는 활동에 적극적이길 바란다."



"자취하냐"고 물으셔서 그렇다고 하니 흔쾌히 백반집에서 오징어 볶음과 청국장을 사주셨다.(와 백반이 진정 밥)
저희가 사드려야 한다고 하니 "나는 그런거 없다"고 바로 카드 내미시는 화통함(이런 화통함은 완전 좋습니다.0_0)

얼마 전 "낙태 범죄화 대응 활동"을 위한 모금함을 네이버에 개설했다. 계획에 없던 활동이 가동되면서 생각보다 자금이 부족함을 느꼈던 찰나였다. 
개설한 날 500명의 사람들이 100원, 1만원, 1십만원까지. 자기가 갖고 있던 콩을 무지막지하게 퍼주셨다. 8일이 지난, 오늘은 800명에 가까워지고 있다.

아래 주소 클릭하시면 콩모금함 보실 수 있습니다.
http://happylog.naver.com/womenlink/rdona/H000000032133

처음 개설한지, 이틀만에 80만원에 육박했다. 도대체 어떻게 알고 찾아와서 기부까지 하는지 활동가들 모두 궁금해할 지경이었다. 어떤 분들은 댓글로 "자원활동 할 의사도 있다"고 했다. 그렇게 많은 여성들이 왜 '낙태'에 대해서 침묵는지에 대한 답을 찾았다. 그건 여성들이 자신의 경험을 말할 수 없.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비난을 동반한 질문만이 떠다니기 때문이다. '낙태' 찬반론에 갇혀 있는 한 자신의 경험과 고민과 생각들은 갇혀질 수밖에 없다.   
 
활동을 대신해달라고 받는 후원금의 의미를 안다.
신뢰와 공감, 공정한 분노가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 이것이 돈의 액수를 넘어 얼마나 힘이 되는지 꼭 전하고 싶다. 열심히 활동하고 싸우고 알려내라는 지지와 힘이다. 민우회는 요즘 화낼 일도 행복할 일도 많다.

아래 글은 이유명호 선생님이 경향신문에 기고한 글이다.



[정동 에세이]당신 같은 나라에서 아이를 가져서 미안해요
입력 : 2010-06-06 18:17:02ㅣ경향신문

속이 영 불편합니다. 가슴에 묵직하게 얹혀 있는 돌덩이를 토해내려고 엊저녁에 마신 술 때문이지요.

이 나이가 되어서조차 발설에 엄두와 용기가 필요하다니 참 한심합니다. 음란어도 금기어도 아닌데 낙태에 대해 세상은 입을 꼭 다물고 있습니다. 애끓는 사연은 넘치고 반대여론은 높은데,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작정한 것처럼 사회 전체가 함구하고 있는 것이 오히려 수상쩍습니다.
일러스트 | 김상민 기자

나는 여자 환자들과 살아가는 나이 든 한의사입니다. 며칠 전 휴대폰을 받으니 흐느끼는 목소리. 발신자 이름이 안 뜨는 걸 보니 밝히고 싶지 않은 사연인가 봅니다. 선생님 임신을 했는데요, 흑흑… 그래서요… 남자친구랑 다투다 헤어졌어요… (절로 나오는 한숨) 아기는요… (커지는 울음소리) 어떻게 도와주면 될까요, 산부인과 선생님을 소개해줘야 하나요… 그건 아니에요, 제 말을 들어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언제든지 말하고 싶을 때 또 전화해요, 그렇게 끊고 두 번쯤인가 더 전화를 받았지요. 목소리만으로도 반듯한 성품이 느껴지는 여성이었어요. 남자친구와 헤어진 이유는 피임도 제대로 못하느냐, 찌질하다, 며 짜증을 내더랍니다.

세상에 유통되는 많은 오해 중 하나. 아내가 잘해서 남편에게 맞지 않고 산다? 둘. 피임을 완벽하게 해서 임신이 안됐다? 첫 번째는 인품이 좋은 남편이라 폭력을 안 휘두른 것이고 두 번째는 임신 확률이 낮은 커플이라 피임에 성공했는지도 모릅니다. 연인이란 사람은 정자를 배출하는 데만 용맹을 과시했지 책임과 고통을 나누는 마음까지가 사랑이라는 걸 모르나봅니다. 회피하고 외면하고 싶을 수도 있지요. 어차피 그 남자의 몸을 떠나 그녀의 몸속에서 일어난 일이니까요.

세계의 지성이었던 프랑스의 장 폴 사르트르가 생각납니다. 1970년대, 살인적인 불법 낙태로 목숨을 잃는 여성들이 많았던 프랑스에서 ‘낙태 합법화’ 운동이 벌어졌을 때 맨 앞에서 거리행진을 하던 시몬 드 보부아르 옆에는 파트너인 사르트르가 함께 있었습니다. 둘은 같이 경찰에 연행됐다가 풀려났지요. 취재를 하던 장 모로 기자는 ‘나는 낙태했다’고 밝힌 소설가 프랑수아즈 사강 등 여성 343명의 선언이 여론화된 후 매일 낙태를 원하는 여성과 엄마들의 전화를 받게 되자 런던의 한 병원을 소개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 뒤 자신도 비혼여성으로서 불법낙태와 화장실에서의 사산이라는 참혹한 고통을 겪어야 했던 보건장관 시몬 베이유에 의해 프랑스 의회에서 낙태가 합법화되었습니다.

맥으로도 임신인걸 알 수 있나요… 혹시나 싶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묻는 근심어린 얼굴. 벌써 두 달이나 월경을 걸렀네요… 먼 곳에서 월차 내고 찾아올 때는 도움을 받을 수 없어서겠지요. 펑펑 웁니다. 기가 막히네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어릴 적 어머니를 따라 전차를 타고 시내에 있는 의원에 갔습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얌전히 기다리다 아픈 기색의 어머니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유산을 하신 거지요.

1960년대 가족계획 구호는 ‘넷만 낳아 잘 키우자’였어요. 8형제 중 넷째인 아버지와 4남1녀 중 딸인 어머니가 결혼하여 달랑 삼남매로 그친 데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출산 구호는 점점 셋에서 둘로 줄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인구정책 성공 국가가 되었는데요. 피임 교육의 영향도 있겠지만 국가의 암묵적 동의와 방조로 낙태가 큰 몫 했다는 걸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말 잘 듣는 모범시민인 저도 산부인과의 도움을 받아 둘만 낳았고요. 말만 안 한다 뿐이지 대한민국에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낙태로부터 자유로운 남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와서 고령화사회에 낮은 출산율로 국가경쟁력이 떨어진다니까 엄벌에 처한다고 합니다. 산부인과 의사 친구 얘기로는 다들 고발당할까봐 벌벌 떤다네요. 신문에 보도되었듯이 수술비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중국에는 한국인 의사를 두고 수술해주는 병원도 있어 원정까지 간답니다. 돈 마련 때문에 방 보증금을 빼서, 애써 들어간 직장을 나와 쥐꼬리만한 퇴직금을 타서, 고금리로 급전을 빌려 거리를 헤매는 여자들. 심각한 경제적 이유로, 직장생활로, 건강문제로, 교육비 걱정으로 유산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개인마다 분명히 있습니다.

아무런 고려도, 현실에 맞는 법 손질도, 확실한 보육정책도 없이 하루아침에 고발과 단속을 강행한다는 정부의 발표는 수많은 여성들을 불안과 공포의 벼랑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누군가 핏빛 슬픔으로 세상을 원망하고 죽음의 희생을 치르고야 말리라는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피치 못할 사정 따위는 깔아뭉개면서 불법낙태죄로 여자들을 감옥에 보내는 것이 과연 잘하는 법치인지요. 제도와 법이란, 가장 열악한 소외된 관점에서 바라봐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우리들의 잘못을 고백합니다. 몸은 나눴지만 고통은 여자 책임이라는 남자를 봐주는 나쁜 습관이 있습니다. 여성에게 불친절한 법이 사문화된 줄 착각한 무지도 큽니다. 투표권을 가지고도 제대로 된 법 하나 만들지 못한 죄는 더 큽니다.

오늘도, 시퍼렇게 단속의 칼날을 벼리는 낙태금지에 수많은 ‘은이’(영화 <하녀>의 여주인공)는 눈물로 지새우며 힘없이 중얼거립니다. 당신 같은 나라에서 아이를 가져서 미안해요.

<이유명호|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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