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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뒷담을 끼고

나무들이 제법 있다.

 

담장밖에는 가로수로 플라타너스.

울타리 안에는

라일락. 벚나무 박태기 장미 조금

 

개들의 산책장소인 화단은

응아의 지뢰밭

덕분에 제비꽃이 지천으로 깔리고

노란 냉이꽃도 아른거린다.

 

출근길 퇴근길 일부러

아파트 뒷담을 돌아

고작 백미터지만. 산보삼아

느릿 건들..나무둘에게 말도 걸어 본다.

 

아유 이뻐 이뻐

얘들아 늬들이 참 대견하구나.~~

강선생 목소리 흉내도 내가며.

 

어느날 구석 벤치에 궁디를 붙였다.

낡고 허름해서 부서질듯한

칠이 들고 일어나고 옷이 긁힐듯 해서

흘낏 바라만 보앗던 벤치다.

 

사실은 좀 화난일이 있었고

조금 울기까지 했다.

집밖을 나와 울데가 여기밖에 없었던 것이다.

밤 아홉시쯤. 벤치 신세를 지었고.

 

 

아침에 난 그 장소를 다시 찾은  것이다.

범행의 현장을 반드시 찾는다는 본능에 따라.

 

밝은 빛속에 보니

스쿨버스 색깔 이랑 똑같은

노랑 벤치였다.

 

...그동안 지나다녔어도

한번도 의식하지 못했던 색이다.

 

이제 벤치랑 나는 사랑에 빠졌다.

벤치는 이렇게 속으로 말하고 있을 것이다.

 

-난. 네가 그 밤에 한 일을 알고 있다.

 

그래. 아는 만큼 친해지고. 사랑하자꾸나.

 

(가로세로 5~6센티 되게 그린 벤치다.

색연필이 있응게...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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