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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비 송년회

2016.12.23 14:25

은수 조회 수:373

12월
송년회다 종무식이다 정신없이 바쁘고
외케 여기저기서 불러데는지
만날천날 술에 고기에 위장병과 숙취받고
거룩하고 경건하게 간지방 수치는 팍팍 올라간다
언제까지 이럴꺼야!!!
아니 평소에 괴기 술 안먹는것도 아니고
좀 메뉴좀바꾸자고....

울 한의원은 식신이 왕하다
그것도 아주 많이 왕하다ㅋㅋㅋ
단골식당에 바지락이 있나 문의하니
어제 저녁에 똑떨어졌단다 ㅜㅜ

아침부터 수제비 반죽 해놨는데
어쩌지?
어쩌긴 메뉴 바꿔!!!
뭐로 바꿨을까나?

때마침 박선생님도 오셨다
조용하시지만 맛난거 좋아하시는 샘
간간히 한의원 식구들 입에 단칠거릴 챙겨주시고 어떨땐 진짜 오리지날
시루떡에 절편까지 들고오셔서
슬그머니 찔러주시는 멋쟁이샘

한의원 식구들과 호남식당으로
고고씽!!!!
내주머니에는 밀가루반죽이 담겨서
끝까지 마사지를 받고있당 ㅋㅋ

김치찌개에 돼지고기 살짝 빼고
라면사리 빼서 국물 마니마니
오징어볶음 갈치구이 주문해서
밥상을 받으니 입이 떡벌어진다

김치찌개가 끓기시작하자 밀가루반죽으로
수제비뜯어넣고 휘휘 섞어주고
또다시 뜯어넣고 휘휘 저어주고

수제비가 익는동안 갈치구이와
오징어볶음을 안주삼아
하얗고 기름진 밥을 푹푹 퍼넣는다
맛깔나는 밑반찬에 고소한 갈치구이
거기다 오징어볶음까지 밥이 술술 넘어간다

술좋아하는 사람들은 술안주라 환영하지만
나는 밥안주라 열열히 환영한다 ㅋㅋ
수제비가 익었다
분명 김치찌개였는데 비주얼이
점점 매운탕 스러워지네? ㅋㅋㅋ

접시에 덜어담과 맛을보니
흐미 맛나다 옆테이블에 앉은
아자씨 자꾸 힐끔힐끔 ㅋㅋ
밥이 들어갔는데도 수제비가 끝도없이 들어간다 아오 이거 다먹으면 굴러갈것이야
아 너무 먹었어 하고 후횔 하지만

밀가루잖아
수제비잖아
얼큰하잖아

같은 온갖 핑계와 이율달아서
또 퍼넣구야 말았다 ㅋㅋㅋ
12첩 반상 점심밥상이
딱 4사람에의해 정성것 깔끔하고
알뜰하게 탈탈 털린현장

박선생님 놀라셨을거다
뭔여자들이 이리 묵어데는고?
술마시고 속버리고
고기먹고 살찌는 송년회대신
수제비반죽 넣고 끓인 김치찌개에
생선과 백반으로 하는 송년회가

더 남는 장사같다
평소에도 고기에 술에 치맥에
이제 클쑤마쑤라고 케잌에 각종 달달이들로
힘들어하는 몸을대신해 한마디한다

고만 무라 많이 무따 아이가
이제는 백반 송년회 워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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