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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주 칼럼] 세상의 최고 나쁜 갑질 ‘돈질’

(한겨레 ㅡ신문의 칼럼 펌.
김선주? 언론인!!!!!)




90년대인가 친척이 돈과 관련된 민사소송을 한 일이 있었다. 당시 꽤 유명한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겼는데 그가 판사에게 줄 돈을 요구한다고 했다. 재판 중이고 승소한 것도 아닌데 사례금도 아니고 무슨 돈이냐니까 ‘판사가 양쪽에서 돈을 받고 이기는 쪽 돈은 안 돌려주고 지는 쪽 돈은 틀림없이 돌려주는 것이 관행’이라고 변호사가 말했다는 것이다. 승소 아니면 패소이니 판사는 확실하게 절반은 건지는 셈이다.

물론 모든 판사와 변호사가 그럴 리는 없을 것이라고 믿었고 변호사가 자기 뱃속 채우기 위해 거짓말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었지만 그 변호사의 승소율이 높은 것이 그런 연유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살이 떨렸다. 그래도 판사는 상대적으로 부패의 정도가 심하지 않을 거라고 여겼던 믿음이 무너졌다.

국회 통과를 앞두고 과잉입법이며, 지킬 수 없는 법이라고 갑론을박하는 김영란법을 보면서 갑자기 20년 전의 그 일이 생각났다. ‘…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금품수수를 막고 …’ 초안에 들어 있는 문구는 금품수수를 일부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너도 하고 나도 하는 관행으로 못박고 있다. 애초에 대상이 1800만명이었는데 300만명으로 축소되었다고 한다.


돈뿐 아니고 대상이 선물 부동산 증권 숙박권 회원권 입장권 할인권 초대권 골프 술접대 빚면제 일자리제공 등 가지가지다.
엄중한 직업적 윤리를 지켜야 하는 직종의 사람들이 관행적으로 돈을 주고받으며 자녀들의 얼굴을 떠올리지 않았을까. 그 장면을 자식이 본다고 생각하면 온몸이 오그라들지 않았을까. 주변 사람들에게 물으니 천만의 말씀이라고 한다.


이 돈을 내가 쓰나, 다 아이들 교육시키고 과외 외국유학 결혼자금 그리고 손자들까지 쓸 거니까 하며 눈 딱 감는다는 것이다. 한번이 어렵지 대통령도 하고 대학 총장도 하고 대법관도 하고 별 다섯개도 하고 자기 윗사람도 다 하는데 아무런 죄의식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권력과 부와 교육 기회의 대물림은 이렇게 해서 우리 사회의 상층부를 형성하고 있다. 6·25전쟁 이후 국민 대부분이 가난했던 시대를 지나 지금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대학 등 모든 분야에서의 3대 대물림이 확실하게 이루어졌다. 그러는 동안 빈부의 격차는 심해지고 돈이 모든 것을 장악하고 그 대열에 끼지 못한 젊은이들은 결혼도 출산도 하기 어려워진 세상이 된 것이다.



‘세상에는 돈으로 거래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지난해인가 성매매의 비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키기 위해 나온 슬로건이다. 나는 분명하게 몸을 사고파는 것보다 정신을 팔고사는 것이 더 옳지 못한 일이라고 믿는다.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고 연금이 노후를 보장해주는데도 그 자리를 이용해 돈을 주고받는 비열함….


세상에 돈으로 거래할 수 없는 것은 성매매보다 그쪽이라고 나는 단언한다. 방위산업 비리의 규모와 내용을 보며 군대조직과 국방비가 날로 비대해지는 것이 별들의 비리잔치를 위해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완구 총리가 기자들과의 술자리에서 한 너희들도 무사하지 못할 거라던 반협박조의 발언이 평생 그 직업에 종사한 나를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을 정도로 부끄럽게 한다.


세상의 갑질 중 최고는 돈질이다.
최근 3대째 대물림한 누군가를 위해 비 오는 날이면 그가 잠시 내딛는 질척한 길 앞에 카펫이 깔린다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들었다. 땅콩 회항도 믿을 수 없었지만 사실이었던 것처럼 명품 구두와 옷에 빗물이 튈까 봐 카펫질을 하는 것도 사실일 수 있다.


내가 판사라면 성매매보다 인격, 도덕, 사회적 지위, 책임 이런 것을 버린, 돈으로 국방비를 엿 바꾸어 먹은 인간들을 더 강력하게 처벌하고 싶을 것이다. 얼굴도, 그동안의 이력도, 사는 곳도 명기했으면 싶다. 법보다 처벌을 확실하게 하는 것이 맞다. 법이 통과되어도 얼마든지 법망을 피해 갈 방법이 또 나올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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