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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한 인연 ..(나누기 님)

2008.12.08 22:59

약초궁주 조회 수:2178 추천:243

한부모 진실방에서 퍼온 글입니다.

마침 조성민씨가 유족측과 원만한 합의를 했습니다.

우리의 오한숙희님과 진선미 변호사의 그림자 노동과 헌신에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선택한 인연

몇년 전 내가 맺고 있는 인연들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답니다.

죽을 때까지 함께 하고픈 인연...당장에라도 벗어나고 싶었던 인연...

그러나 그 모든 인연은 나의 선택에 의해 만들어진 인연이고, 그 인연으로

끊임 없이 배우며 산다는 생각을 해보았지요.

지금도말입니다.... (그 짧은 생각 다시 꺼내 봅니다)

 

선택한 인연

2006/11/29 16:30

 http://blog.naver.com/wetlips21/70011345265 

 

아들이 어머니와 심한 말다툼을 합니다.

여기서 말다툼의 이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자식을 기르다 보면 흔히 일어나는 일상 중의 하나일 테니까요.

감정이 폭발한 아들이 소리를 지릅니다.

“그러게 왜 낳았어!! 낳지나 말지!!”

“그래~ 임마! 나도 너 낳은 게 천추의 한이다!"

아들이 후다닥 집을 뛰쳐나옵니다.


닭똥 같은 눈물을 후두득 흘리며 골목을 돌아 설 때에

거지차림에다 몽환적 분위기가 묻어나는 한 영감님이 예의 아들의

앞을 가로막습니다.


“어디를 가느냐?"


“그냥요... 집을 나가려고요. 근데 누구세요?”


“나는 너의 영혼이다."


“내 영혼이 왜 이렇게 늙었어요?"


“그건 네가 시간과 공간에 갇혀 있는 마음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미래의 너를 보기 때문에 늙어 보이는 것뿐이니 개의치 마라"


“그런데 여기서 뭐하는 겁니까?"


“그런 너는 왜 집을 나가려는 거냐?"


“집이 싫어요. 엄마도 싫고 가족 모두 싫어요. 그들도 마찬가지로

나를 싫어해요."


“싫다면서 너는 왜 그곳에 태어났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내가 태어나고 싶어 난 줄 아세요.

의지와는 아무 상관없이 태어난 거란 말이예요."


“어허~ 네가 그곳에 태어나고 싶은 바램대로 넌 그곳에 태어난 것이야.

네가 너의 어머니를 만나고 네 가족 구성원을 이룬 것은 모두 네가 원해서

이루어진 현실이라구..."


“세상에~ 말도 안돼!! 그렇다면 내가 뭣 하러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

배운 것도 없는 무식쟁이 부모와 욕심 많은 형제들을 선택해서

태어났다는 거죠?"


“그것은 네 영혼이 경험하고 싶어 하는 바램 때문인 것이지."


“내 영혼이 이런 허접한 배경과 그로 인한 엉망진창이 되어버리는

내 인생을 경험하고 싶어 했다는 거라구요?"


“너는 생각하는대로 이 세상이 만들어진다는 묘한 이치를 아직

깨닫지 못했느냐?

네 몸이 생겨나기 이전 네 영혼이 경험하고 싶어 선택한 곳이 바로

너의 현실이 되어 있는 것이란다.”


“그렇다면... 내 어머니도 어쩔 수 없이 나를 갖게 된 것이 아닐 수 있잖아요.

어떻게 나만의 선택에 의해 내 어머니를 만날 수 있겠어요.

어머니가 나를 태어나게 한 것도 어머니의 선택이 아니겠어요?


“오호~ 그래 이제 네가 조금은 이해한 듯싶구나! 그렇단다.

어머니도 바로 너를 만나려 하는 바램에 의해 너를 품게 되었고

너를 낳아 아들과 어머니의 관계를 만들게 한 것이지.

그러니 너와 어머니, 너와 아버지, 너와 형제들은, 아니 이 세상의

너와 관계한 모든 이들은 모두가 서로서로의 원함에 의해 루어진

관계들이란다...

그들이 이를 깨닫고 서로의 관계를 잘 유지해 나간다면 그 영혼은

자연스럽게 성숙되어지는 것이고 바로 그것이 영혼의 바램을 위한

선택이었던 것이지.

그런데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현재의 몸과 마음에 의해서만 움직여

서로의 관계를 쉽게 무너뜨리고 견뎌내지 못한다면 그 영혼은 그와

같은 경험을 계속적으로 반복해서 끊임없이 해야만 하는 거지."


“당신이 저의 영혼이라 하셨는데... 당신은, 아니 나는 그럼 어떤

선택을 하고 지금 당신과 같은 모습이 되어 있는 것이죠?"


“그래...네가 지금 이렇게 뛰쳐나와 네가 경험해야 하는 네 가족과의

관계를 더 이상 원하지 않고 억지로 끊어버린 결과가 네 눈에 비친

나의 모습이라고만 말해주마.”


아들은 잠시 고개를 숙이고 뭔가 생각하는 듯 합니다.

고개를 든 아들은 골목 어디에도 자신의 영혼이라 했던 그 거지영감의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아들은 뒤돌아 터벅터벅 집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살며시 대문을 밀며 들어서는 아들에게 어머니가 소리를 꽥 지릅니다.


“야 노마~ 밥상 차려 놓았는데 어딜 뛰쳐나가! 어여 밥이나 처 묵어!”


아들이 어머니에게 달려들어 가슴에 얼굴을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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