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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밭자유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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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상상

 

오래 앓던 어금니를 빼기 위해

신발을 벗지 않는 긴 의자에 누웠다

의사는 견고한 펜치로 어금니를 빼고

그 자리에 임플란트 시술을 할 것이다 

............. 

고강도 금속 연장들이 부딪는 소리

섬세한 고음의 그라인더가

없는 치아를 사이에 두고 이쪽과 저쪽에 놓여있던

금으로 된 다리를 절단하는 모양, 금가루가 떨어진다

...............

집게를 장착한 포클레인이 상한 어금니의 좌우를 문다

뻐근해요, 머리가 좌우상하로 따라 움직인다

힘쓰는 의사의 콧바람이 수술포를 뚫고 입 안으로 들어온다

.............. 

그라인더보다 날카로운 고음의 드릴이 턱뼈로 내리 꽂힌다

점차 소리가 완만해지는 걸 보니 조금씩 직견을 넓혀가는

중인가 보다

내입이 그리 컸던가, 수술 장갑을 낀 손가락들이 통으로 들어온다

티타늄 나사를 돌려 끼우는 중이다


수고하쎴습니다 꿰매겠습니다, 뻣뻣한 낚싯줄 같은 게 혀에

만져진다

꽉 물어보세요, 두꺼운 거즈다

두 시간 물고 계시고 파는 삼키세요, 피를?

................. 

어금니도 앞니도 모두 빠지고 없지만

수치심 따위 아랑곳 않는 늙은 개 민주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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