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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그 여자가 있다.

2008.12.12 11:42

약초궁주 조회 수:2219 추천:234

소설가 이경자 온냐가 이 책을 권했다.

 

<그곳에 가면 그 여자가 있다> .-호미. 김현아 지음.

 

책에는 선덕왕 진성왕. 난설헌 신사임당.

매창(요기에 필 꽃힘,) 김일엽 나혜석. 그리고 고정희 시인까지.

보고싶은 언니들 이야기가 가득있어. 뭉클하고. 사랑스럽고.

꿈속에서라도 만나고 싶고....가르침을 배우고 싶어지네.

 

 

그속에서 후배의 손에 생생하게 살아나온 여자들의

모습은 인간적이고 매력덩어리고 기상이 높고

그야말로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았다.

 

진작 우리 여자들이 배워서 알았더라면

(절대 안가르쳐 주려는게 사회적 음모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역사속에서 제자리를 잡고 평가를 받았더라면

호주제고 옥소리고 최진실이고 성매매고..ㅠㅠ.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은 훨씬 달라지고

조화로울 텐데.

 

예를들면.

선덕대왕은 아버지 진성왕이 딸에게 남푠을 세명이나 구해주었다.

모시라고...남자왕을 상상하면 되어.ㅋㅋ

근데 우리는 미혼으로 산것처럼 알려져 있지. 정조개념을 대입시킨

조선 유교의 영향이겠지.

조선시대는 여자가 '왕'이었던것이 불편하고 감춰야만할 진실이었던터라

(남자만 왕으로 내리물림 하고자픈 일치단결된 암묵적 합의)

그래서 '여주' 여자주인으로 폄하하기도 했지.

진성여왕이 황음무도한 섹스광이란것두 남자들의 질투.

그 시대는 성골끼리 근친혼이 당연하거니까.

김춘추도 40살 아래 어린조카랑  결혼 또 했는걸 뭐..

 

나혜석.

정조는 취미다라고 일갈했던 뿔난 여자

에미는 선각자니라 기개를 가진 여자로

간통하고 마지막엔 마약으로 병사한 불쌍한 여자로

알려져 있지만..

 

난 그 언니가 불쌍하지 않아.

여인 독거기를 읽어보면...쏠로며 순수인이며 자연인에

예술가에 열공한 사람이잖아.

간통도다  이유가 있었어. 그 시절에 이미

유럽과 미국 일본등 세계일주를 하고

눈을 뜬거라. 몸의 주인이 자기란걸 사무치게 알아버린거지.

 

 

꽃방석에 다이아반지에 물튀기면서 김기사 차를 타고다니면

안 불쌍한가??? 형편 좋은 가부장 하녀로 사는걸 수도 있는데.후후

(재벌가의 아내들의 굉장한 정신적 육체작 노동을 보셔)

 

 

 

~~~~~~

 

 

 

1. 예술은 나의 일평생의 위안이요. 또 생활의 전부라고 하여도 과언은 아닙니다. 그것이 나의 취미요. 나의 직업입니다. 그만큼 내가 좋아하는 까닭에 아이가 넷이나 되는 금일까지도 틈을 만들어 붓대를 들며, 캔버스를 두러메고 산과 들로 뛰어다닙니다. 참으로 극성이지요.

 

 누가 시키면 하겠습니까? 그러나 한번 붓을 잡으려면 그것이 그렇게 상수롭지 않은 듯해요. 남의 어머니 노릇을 하는 나로서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붓을 들고 한참 열중하게 그리며, 또 거진 연구를 하였다가도 어린애가 울게 되면 그저 집어 내던지고 젖을 먹여야 합니다. 그런 고로 가만히 생각하면 그림 그린다는 것이 욕이지요. 그러나 저는 나의 예술을 위하여 어머니의 직무를 잊고 싶지는 않습니다.

<중략>

한 집 살림살이를 민첩하게 해 놓고 남은 시간을 이용하는 것을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나는 결코 가사를 범연히 하고 그림을 그려 온일은 없었습니다. 내 몸에 비단옷을 입어 본 일이 없었고 1분이라도 놀아 본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내게 제일 귀중한 것이 돈과 시간이었습니다.  

 

-나혜석 '이혼고백장'

 

 

 

 

2.  나를 극도로 위해주는 고마운 친구의 집 근처. 돈 2천원을 주고 토방을 얻었다. 빈대가 무고 벼룩이 뜯고 모기가 갈퀸다. 어두컴컴한 이 방이 나는 싫었다. 그러나 시원하고 조용한 이 방이야말로 나의 천당이 될 줄이야. 사람 없고 변함없는 산중 생활이야말로 싫증나기 쉽다.

 

그러나 나는 이미 3년째 이런 생활에 단련을 받아 왔다. 그리하여 내 기분을 순환시키기에는 넉넉한 수양이 있다. 나무 밑에 자리를 깔고 드러누워 책 보기, 물가에 평상을 놓고 거기 발을 담그고 앉아 공상하기. 때로는 물에 뛰어들어 헤엄치기, 바위 위에 누워 낮잠 자기, 풀 속으로 다니며 노래도 부르고, 가경을 따라가 스케치도 하고, 주인 딸, 동리 처녀를 따라 버섯도 따러 가고. 주인 마누라 따라 콩도 꺽으러 가고, 동자童子 앞세우고 참외도 사러 가고, 어치렁어치렁 편지도 부치러 가고, 높은 베개 깕 엎드려 원고도 쓰고, 촛불 아래 편지도 쓰고, 때로는 담배 피워 물고 희망도 그려보고, 달밝거나 캄캄한 밤이거나 잠 아니 올 때 과거도 회상하고 현재도 생각하고 미래도 계획한다.

 

고적孤寂이 슬프다고?

아니다. 고적은 재미있는 것이다.

말벗이 아쉽다고?

아니다. 자연과 말할 수 있다.

 

이렇게 나는 평온 무사하고 유화柔和한 성격으로 변할 수 있었다. 그러기에 촌사람들은 내가 사람 좋다고 저녁 먹은 후는 어린것을 업고 옹기종기 내 방문 앞에 모여들고, 주인 마누라는 옥수수며 감자며 수수 이삭이며 머루며 버섯을 주워서 구메구메 끼워 먹이려고 애를 쓰고, 일하다가 한참씩 내 방에 와 드러누워 수수께끼를 하고 허허 웃고 나간다.

 

여기 말하여 둘 것은 3년째 이런 생활을 해본 경험상 여자 홀로 남의 집에 들어 상당히 존경을 받고 한 달이나 두 달이나 지내기가 용이한 일이 아니다.

 

 더구나 임자 없는 독신 여자라고 소문도 듣고 개미 하나도 들여다보는 사람 없는, 젊지도 늙지도 않은 독신 여자의 기신寄身이랴 우선 신용 있는 것은 남자의 방문이 없이 늘 혼자 있는 것이요, 둘째로는 낮잠 한번 아니 자고 늘 쓰거나 그리거나 읽는 일을 함이요, 셋째로 딸의 머리도 빗겨 주고 아들의 코도 씻겨 주고, 마루 걸레질도 치고 마당도 쓸고, 때로는 돈푼 주어 엿도 사먹게 하고, 쌀도 팔아오라 하여 떡도 해먹고, 다림질도 붙잡아 주고 빨래도 같이 하여, 이디까지나 평등한 태도요, 교만이 없는 까닭이다. 그러면 그들은 때때로 "가시면 섭섭해 어떻게 하나"하는데 아무 꾸밈이 없는 진정의 말이다.

 

 

재작년에 외금강 만상정에서 떠날 때도 주인 마누라가 눈물을 흘리며, "내년에 또 오시고 가시거든 편지 하세요"하였으며, 작년에 총석정 어촌에서 떠날 때도 주인 딸이 울고 쫓아나오며, 아지매 가는 데 나도 가겠다고 하였고, 금년 여기서도 "겨울 방학에 또 오세요" 간절히 말한다. '오면 누가 반가워하며 가면 누가 섭섭해하리'하고 한숨을 짓다가도 여름마다 당하는 진정한 애정을 맛볼 때마다 그것이 내 생에 무슨 상관이 있으랴 하면서도 공연히 기쁘고 만족을 느낀다.

 

나혜석, '여인 독거기'(삼천리 - 1934년 7월호)

 

침놓고~~난뒤 커밍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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