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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기 (그섬에 내가 있었네-김영갑)

2008.10.23 09:12

버들치 조회 수:2261 추천:361



많은 사진중에 난 이얼굴이 참 마음에 와닿았다.

마음이 아프다.

몸서리 치게 외롭다.

그러나 따뜻하다.

제주에 가면 유명관광지를 가지는 않지만

이곳만은 꼭 가고싶었다.

사진공부하는 밀밭을 위해 첫날부터 올레코스 첫번째로 이곳을 준비했는데

삶이란 늘 계획된대로 찾아오지 않는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한라산의 옛 이름)은 제주여행 셋째날

엠마오 주인장 세리이모님과 서울서 오신 수녀님 그리고

여행내내 마음을 내어 손수 차도 운전하고 이런저런곳을 보여준

찬우삼촌과 동행하게 되었다.

루게릭병에 걸려 생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알고는

이 폐교를 얻어 손수 마당의 돌담을 쌓아 정원을 만들고

생전에 사람들에게 애써 보여주지 않았던 사진들을 정리했다고 한다.

그리고 김영갑님은 2005년 한줌의 재가 되어 갤러리 앞마당에 뿌려졌다.

전시공간 중간중간 에세이집에 나오는 글귀가 사진과 함께 있는데

사진만큼이나 가슴에 남아있다.

(전시장 입구에서 에세이집을 몇장 들춰보다가 눈물이 나서 혼났다.

밀밭이 냉큼 사길래 빌려보기로 했다.)

제주의 검은돌 현무암사이로 이제 막 단풍이 들기시작한 핏빛 마삭은

지금도 내 가슴에 선명하다.

분명히 김영갑님은 그 선명한 색의 대비를 알고 정원을 꾸몄겠지.

정원에는 돌담과 마삭이 한몸처럼 그렇게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이모님이 정신없이 사진을 보고있는 나에게 이러셨다.

"사진이 어때?

하느님이 이사람을 결코 용서할리가 없지.

신의 영역을 감히 인간이 넘보려고 했으니..."

이모님은 종교인이라서 그렇게 이야기하시는지 모르겠다.

난 그저 한없이 가슴이 아려오기만 했다.

 

자신의 영혼과 목숨마져 사진작업에 바친 작가는

후에 에세이집에서 자연과의 일체를 느꼈다고 하는데

그 경지가 어떤것인지 난 알지 못한다.

허나 자연이란...

어머니의 품처럼 사람의 상처를 치유하는 곳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래서 땅을 밟고 사는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도시에서 나는 언제나 목이 마르다.

사람들속에서 샘을 찾지만

가끔의 낯선 여행으로 간간히 목을 축이고 가는 수밖에......

 

이곳하나만으로도 제주여행은 또하나의 의미를 내가슴에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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