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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책꽂이-게으름의 찬양.

2009.02.05 17:44

약초궁주 조회 수:1933 추천:264

 

새해다~~뭐 이러면서

신나하기는 커녕 심란한 2009년 벽두였지요.

 

지나치게 역동적이고 퇴행하는 세상에

속을 끓이느니...차라리 맘을 좀 다독이려고

책을 집어듭니다.

 

온갖 책을 거머리가 살을 파고들듯

미친듯이 읽어대긴 했으니.

 

이젠 제목이라도 기억하자 싶어(작가이름이나

영화 배우이름은 포기하고라도)

 

단골 서점에 전화를 했습니다.

이번달에 내가 사들인 책 이름 알려달라고요.

 

12월에 최고의 책은

<다윈의 식탁> -장대익 교수. 유쾌한 과학이야기 였어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아직도 뻐기는 사람이

있다면 한번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구요.

 

12월 30일에 <침묵의 세계>를 시작으로

 

<죽음의  한 연구> 박상륭.

 

<루쉰의 편지>

뭐 제자와 나눈 연애편지라고 해서

샀는데 전혀 연애에는 도움이 안될듯 싶은.ㅋㅋ

행간 속에 감정들을 묘하게 감추어 놓아서

당사자만이 느낄수 있는 숨바꼭질 책이었구요.

책값도 비싸니 고미숙씨같은 호모쿵푸스나

좋아할.

 

<불멸> 이순신을 빌려서 보았고.

후기는 여기게 썼구요 이어서

김탁환씨의 다른 작품 <나, 황진이>를 내쳐 읽었답니다.

 

재미는 전경린의 황진이가 있으니

남자가 쓴 황진이도 멋졌습니다.

 

보아님이 추천해준 만화책

<페르세 폴리스> 놀라운 책이지요. 여러분에게도 강추.

영화로도 볼 예정입니다.

 

<책 읽어주는 남자>는 있었는데 빌려준게 행불이라

다시 선물용까지 샀습니다. 소설의 재미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역사속에서 인간이 살아내면서

어떤 무늬를 짤까. 나라면 어땠을까%^&* 생각을

많이 하게 하지요.

 

프랑스의 신진 작가 미셀 우엘벡의

<어느 섬의 가능성>

읽어내느라 머리에 쥐 났습니다.

지금부터 24대손이 클론이란 신인류가 지배하는

지구행성과. 현재인간을 교직으로 짠 소설.

난해하고 불쾌하고. 인간을 직시한다는게

두렵기도 하고. 주말에 어려운 책과 씨름하고나니

허탈해지고. 괴기소설을 즐기는 분이라면 모를까

추천하고 싶은 마음이 안드네요.

 

어제 주문해서 손에들어온 책

<NOW 행성의 미래를 상상하는 사람? >

책을 집에 두고 와서 제목이 아리송송 하네요.

의식혁명 같은 책인데

나는 어떤 뱃장으로 살면 좋은가.

고통에서 벗어나는 법.

오늘을 제대로 살고 싶은 사람은

보시면 큰 도움을 받을겁니다.

씨크릿이나 프레젠트같은 책보다

훨 낫습니다.

 

 

1월 쵝오의 책은

아래에 ~~~~~

이분은 신부님이고 분도출판사 3000원하는

작은 책입니다.

이 책을 읽는다는건

행운입니다. 스포일러가 될까봐

그중 평범한 문장만 베껴봅니다.

 

 

<게으름의 찬양>

 

- 러끌 레르끄

 

  부유한 분들 덕에 이 사람도 가끔 차를 얻어타고 다니는데, 그러다가 혹 씬-니끌라스-와아스니 그라몽이니 하는 모르던 마을ㅇ르 지나가게 되는 수도 있고, 가다가 길이 굽으면서 홀딱 반하게 아름다운 곳이 언듯 시야에 들어오는 수도 있읍니다. 휙 보기는 봅니다. 본다기 보다는 고색창연한 담 같은 것을 그저 짐작만 하면서 훌쩍 지나쳐 버립니다.

 

 

요즘 자동차들은 아시다시피 앞으로 나 있는 길하고 아주 평평한 경치밖에는 아무 것도 볼 수가 없게 만들어져 있읍니다. 천정이 워낙 낮아서 시야를 아예 납작하게 짜부러뜨립니다.

 

하기야 달리기만 하면 되는 게 자동차라는데 다른 건 또 보아 무엇하느냐고 그러면 그만이겠지요. 실로 상징적인 이야기입니다. 문제는, 세상이 어디 길뿐입니가. 자연이, 자연 전체가, 인간이 두루 이루어 놓은 업적 모두가, 세상이 아니겠읍니까. 길이란 이런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으로 이끌어 달라고 낸 것이 아니면 또 무엇이겠읍니다.

 

  차는 달립니다. 멈춰서 좀 보자고 말을 꺼내 봅니다. 옛 담, 새 집, 금짗 봄꽃으로 깔린 초원, 또는 과수원 사이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붉은 지붕 마을들, 작은 숲들과 길가에 늘어선 백양나무, 굽이치는 개울 물이나 거칠디 거친 싸리 숲, 갈대가 가득 낀 큰 못들 등, 바로 눈앞의 풍경도 좀 바라보자고 해 봅니다. 모두 다 정겹도록 평범한 것들입니다. 그것은 영원이자 인생입니다. 우주입니다. 저 아득한 예로부터 희랍과 인도의 시인들이 읊어 온 삼라만상입니다.

 

  아아, 내가 태어난 브라방 고향 땅을 걸으면서 취해 봅니다.마치 암말의 등처럼 다부지고 둥글게 곡선을 긋는 기름진 땅, 굽이굽이 나아가다가 노란 왕모래로 빠져 나가는 길 따라 세상 그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공기를 마시면서, 아주 마르는 법이라곤 없는 이 고장의 빛에 감사여, 아침 저녁으로 흙에서 피어오르는, 온 자연을 마치 향피우듯 하는 대지의 뿌연 김을 쏘이며....

  그러다 보니 하던 이야기를 잊어 버렸습니다. 조금 아까 차에 타고 있었다고 말씀드렸지요. 차 좀 세워달라고 제가 그럽니다. 그러면 < 뭐 볼것이라도 있나요> 하고 대답하거나, 아니면 <겨우 이런 것들 볼 때마다 멈추다가는 언제 도착하지요>하고 나옵니다.

 

 

 

  아닙니다. 아름다움이 아름다움으로 보이고 꽃을 피우게 되는 것은 뛰면서 되는 일도 아니고 군중의 소란 한가운데에서 이루어지는 일도 아니고 번다한 바쁜 일들 틈바구니에서 생기는 일도 결코 아닙니다. 고독. 정적. 한가로움이 있고서야 탄생도 있는 법입니다. 때로는 섬광 짓듯 생각이나 걸작이 피어나는 것도, 이미 오래고 한가로운 잉태기가 그에 앞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평온, 정적, 그리고 한가로운 여우, 한 장 읽고는 안으로부터 들려오는 노래에 귀를 기울이느라 놓아두는 책, 그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앉아서는 더 가기를 잊어버리게 하는 그림. 풍경 또한 그렇습니다. 어둑한 우리 북해바다, 하늘, 평평한 우리 시골 땅의 확트인 하늘, 모든, 풍경을 삼켜 버리는 저 하늘. 층층으로 전개되는 아르덴 산악의 풍치, 우거진 골ㅉ가에서 푸르스레 피어 오느는 구름. 우리를 사로잡는, 은연중 우리 마음에 사무치는 이 모든 것. 만사가, 우리의 삶 자체가 거기 따라 넓어짐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 안으로 이 모든 것이 들어오는 데에 그치는 것만은 아닙니다. 들어옴과 아울러 우리 자신의 가장 깊은 곳으로부터 또한 뭇인가가 솟아오르는 것입니다. 솟아오르고 노래하고 퍼지고 휩쓸면서 우리를 사로잡습니다. 무한을 향한 모든 꿈, 순수를 찾는 모든 향수, 온전과 충만과 완성과 절대에 대한 모든 갈망. 말로는 생각으로도 담을 수 없으면서도 인간의 참 근저를 이루는, 오직 그것만이 살 보람을 이루는 저 전부, 저 형언할 수 없는 무엇...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려고 하는지 아마 알아듣기 어려우실 줄로 압니다. 그렇다고 만물의 참 근저와 우리 자신의 참 근저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이겠읍니까. 아니면 다만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만은 알아들을 수 없는 것이겠읍니까. 그럼에도 그것은 인간 누구나의 삶이 외치는 바입니다.

 

그것은 큰 사랑ㅇ르 꿈꾸는 젊은이를 비롯하여 하느님을 찾고자 모든 것을 버린 수행자에 이르기까지, 미를 찾아 선을 그어 나가다가, 참 예술가이기에, 자신이 마음으로 꿈꾸었던 바를  찾아얻지 못해 자기 작품 앞에서 눈물짓는 화가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말해주는 바입니다.

 

 

~~~~

 

나의 정신과주치의인 정헤신님이

책에 머리를 파묻고 글자를 빨아먹고

있는 나에게.

 

이렇게 질문할듯 합니다.

 

당장 그만 멈추세요.

책에 회의에 뭔일에 운동에

온냐가 바쁜척하는건.

 

자신의 존재를 깊히 들여다볼

자신이 없어서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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