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yakchobat.com/files/attach/images/671/aa586f70698924dea235ebf53f68a6f2.jpg
  logo    
약초밭자유놀이터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이동 될수 있습니다



나른한 오후,

2009.02.12 15:42

강위 조회 수:1316 추천:198

 

 

요즘 점심 도시락을 싸다니는데요,

아침마다 반찬 만드는 재미가 꽤나 솔솔해요

점심 때 근처라곤 하지만 나다니는 것도 귀찮고, 뭐 먹을지 궁리하는 것도 지겹고,

양배추랑 버섯도 많이 먹어야 하고, 무엇보다 내 반찬을 내가 결정할 수 있다는 주도성이 좋아요.

 

점심을 먹고 짬이 나서 <게르음의 찬양>을 읽었어요

아직 후기는 안 읽고 남겨뒀어요. 일부러.

 

그림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데, 그림책을 잘 읽는 사람이 책을 잘 읽는 사람인 것 같아요.

내용 파악에 골몰하고 마음대로 뛰어넘는 습관 때문에

책을 읽을 때 온전히, 느리게, 천천히 들여다보는 게 어렵거든요.

문장 하나 하나를, 토씨 하나를, 숨결 하나를, 곳곳에 배인 마음과 생각을 바라보기 위해선

조금씩 머뭇대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이사를 하고 좋은 점이 천천히 움직일 수 있다는 거.

지하철 타고 다닐때는 사람에, 시간에 부대끼는 게 견디기 힘들었거든요.

회사에서 집까지 걸어서 25분 정도 걸리는데, 퇴근하고 집에 가면 4,50분 정도 걸려요.

홍대 주변은 천천히 걷고, 조금 앉았다 쉬기도 하고, 옷가게 걸린 옷들 구경도 하고,

남의 집 담벼락 나뭇가지도 보고, 하늘도 보고, 장도 보고... 이러다보면 거의 한시간이죠.

똑같은 한시간인데 지하철에 부대낄 때와는 차원이 달라요.

시간이라는 거, 돈이라는 거

머릿속으로 암만 굴려도 여유가 안생기는데, 몸은 아는 것 같아요.

어떤 시간이 나에게 맞는지, 소중한지, 의미있는지.

 

여튼,

게으름의 찬양 탓인지, 복대 때문에 소화가 안돼서인지 나른한 오후네요.

친구가 전화와서 오가피 물 끓여먹으래요. 한약이랑 부대끼지 않으려나?

 

 

(참. 이번 약은 입에 조금 쓰더라고요. 몸에 좋으려고 그러나?

첫번째 약은 맛있었고, 두번째 약은 포근했는데 이번약은.... 허리 아픈게 억울해서 그런지

입에 좀 쓰다는.ㅋㅋ)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6 선생님, 한겨레 신문에 실린 글입니다 [2] 해민엄마 2009.05.21 1278
405 오늘 밤 EBS 9시 50분.< 김연 다큐멘터리> 방영 [5] 약초궁주 2009.05.20 1223
404 [re] 엄마도 때론 여자이고 싶다 [2] 랄라 2009.05.21 1583
403 피부4-기초화장, 여덟겹 정도는 발라줘야???? [2] 약초궁주 2009.05.20 1520
402 압지 닮은 박가라서도 서러웠는데 딸이어서 더 절망이더라 [3] 랄라 2009.05.20 1283
401 [re]울다 웃으면 워디워디 뭐 나는디....., 랄라 2009.05.20 1415
400 [re] 자칭 엄친딸의 고백 [1] 보아 2009.05.20 1192
399 내가 이눔의 박가 집에 시집와서 이 고생이여~~ [6] 랄라 2009.05.18 1357
398 새론 팥주머니의 탄생...^^ [3] file 주렁주렁이룸 2009.05.18 1727
397 원망타 내몸 와 이리 정신을 못 쫒아 오노. [4] 랄라 2009.05.17 1560
396 자신을 이해한다는 것-지두 크리슈나무르티 file 주렁주렁이룸 2009.05.16 1539
395 ^^* 선생님~ file 지혜자유용기 2009.05.15 1468
394 약초샘과 엄마 사이에 생기는 양가감정 랄라 2009.05.15 1344
393 행복한 만찬을 읽는 중에: 울엄마와 무청김치1 랄라 2009.05.14 1814
392 [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5월은 가족의 달 (폭력의 달) [2] 장철학정명원 2009.05.13 1304
391 안토니아스라인 후기 [2] 마음자리 2009.05.12 1026
390 긍정 이전에 있는 그대로를 이해하기 주렁주렁이룸 2009.05.12 1250
389 비가오니 오만 생각 나네요 [1] 은수 2009.05.12 1409
388 행복한 만찬을 읽는데...., [2] file 랄라 2009.05.12 2330
387 [re]울압지 울엄니 랄라 2009.05.14 1330

side_menu_title

  • 약초밭자유놀이터
  • 먹고! 읽고! 걷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