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yakchobat.com/files/attach/images/671/aa586f70698924dea235ebf53f68a6f2.jpg
  logo    
약초밭자유놀이터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이동 될수 있습니다







 

.


나주시청 강의를 하러 가면서

가을 계룡산을 올랐다.

5도산악회라고 경사가 5도 넘으면 벌벌 떨고

삼백미터만 올라가도 어지럽다는 언니 동생과 함께.


몇 주 전부터 계룡대의 국군 장병 아저씨들과

찜을 하고 길안내를 부탁했다.

말로는 업어준다고 했으니

깔딱고개에서 손이라도 잡아주길 기대하면서.


초록물이 빠져가는 바위 산은 메마르고 쓸쓸했지만

연하의 훈남? 세명이랑 올라가는 횡재라니.

체력단련이 생활인 이 남자들이 짐조차 가벼우면

마구 속도를 낼까 싶어  준비해온 간식과 물을  배분했다.


우리 땅 오악중 한곳으로 산에 천제를 드리는

중악단과 갑사 동학사 명찰이 있는 산.

기돗발 쎈 계룡산을 지나칠때마다 얼마나 아쉬워했던가.


갑자기 큰 언니가 제안을 했다.

가방속에서 노트를 꺼내 종이를 찢어 쪽지를 만들었다.

파트너땜에 눈치보지 말고 ‘뽑기’를 하자는 것.

남자, 여자 두 번 뽑아서 ‘딱’ 일치한 커플은

오늘 하루 결혼을 하란다. 일일찻집 처럼.


그 흔한 경품하나도 못 뽑는 나.

제일 연하의 꽃 소령 당첨되었다. 아마도 30대일 듯 싶은

나뭇꾼. 꿈자리가 안 좋았나부다.

정찰조로 앞장서 올라가 바위서 쉬다가 일행이 나타나면

다시 올라가던 다람쥐띠 파트너. 드디어 깔딱고개

마구 미끄러지는 사태에선 잡아 주더라.

뭐로? 손대신 막대기를 불쑥 내밀어서. ㅋㅋ


천황봉에는 방송국과 통신사 송신탑이 서있다.

어차피 콘크리트와 철제탑을 올릴건데

봉우리를 비껴서 설치해도 될 것을.

맘에 안 들어서 옆 봉우리에서 나는 놀고 있는 사이

일행들은 올라가서 내가 준비한 간식을 몽땅 먹어치웠다.


언니는 소설가답게 ‘우리 자기’ 그러면서 능청스레 애인놀이를 참 잘했다.

나도 그러고 싶었다.

‘별을 따달래? 달을 따달래? 단지 몇 시간 임시남편 하자는 건데..“

하지만 젊은 남자가 받을 정신적 충격을 생각해서 참았다. ㅋㅋ


내려와 단체증명 사진을 찍었다. 하하 깔깔 웃으면서.

그리고 미련없이 깨끗이 갈라섰다.

고속도로를 지날 때마다 멀리 계룡산이 보이면 아련하게

미소지을 추억만을 남기고....


(우리 자기는 사진 찍느라 빠졌다. 즐거워하는 산행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41 볼모 잡힌 아이와 급식도우미 엄마 (최장재희) 장철학정명원 2009.06.13 1139
440 자발적 고독속으로 들어가.... [6] 약초궁주 2009.06.11 1468
439 미쳐 몰랐을뿐.<정혜신 에세이>와 머리와 몸 [2] 약초궁주 2009.06.09 1191
438 즐겁게 다녀오셨나요? 서충원 2009.06.07 1203
437 김포공항에 가면..<희락>을 찾으세요. [1] file 약초궁주 2009.06.09 1382
436 왼손놀이 [1] 은수 2009.06.07 1137
435 깁스한 엄마가 책을 읽는다 file 랄라 2009.06.07 1074
434 그래 나를 믿자(드라마 시티홀 주제곡) 랄라 2009.06.07 1474
433 재밌는 책 한 권 추천해용~ 지혜자유용기 2009.06.05 1220
432 대통령 바이러스 [2] 아무 2009.06.05 953
431 강화올레+제주올레= 합동올레 친선 걷기? (문경미 기자) [6] file 약초궁주 2009.06.04 1526
430 [고민상담 사주상담] 내 적성, 누가 알까? 장철학정명원 2009.06.03 1481
429 현경 교수와 함께하는 살림이스트 워크샵 공지 [2] file 약초궁주 2009.06.03 2137
428 [re] 북촌은덕문화원 file 랄라 2009.06.04 1668
427 관심 갖아줘서 고마워요 [2] 은수 2009.06.03 1162
426 내 마음의 성지가 되어버린 봉화마을 [1] file 랄라 2009.06.01 1584
425 ▶◀노무현 대통령 영결식에 바칩니다. [2] 박정영 2009.05.29 1140
424 언니, ... [1] 시은 2009.05.29 974
423 명동성당...노무현 추모미사 [4] 약초궁주 2009.05.29 1245
422 순결한 빛으로 변형하소서...이제 됐습니다. [1] 약초궁주 2009.05.29 1101

side_menu_title

  • 약초밭자유놀이터
  • 먹고! 읽고! 걷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