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yakchobat.com/files/attach/images/672/25ac150166d1c1b79cef64f80f51bc28.jpg
  logo    
먹고! 읽고! 걷고!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이동 될수 있습니다



생일

                         비슬라바 쉼보르스카


온 세상이 사방에서 한꺼번에 부스럭대고 있어요,

해바라기배따라기,호루라기,지푸라기,

찌르레기,해오라기가시고기실오라기,

이것들을 어떻게 가지런히 정렬시키고,

어디다 넣어둘까요?


배추,고추,상추,부추,후추,대추,

어느 곳에 다 보관할까요?

개구리가오리메아리미나리,

휴우,감사합니다.너무 많아 죽을 지경이네요.

하늬바람산들바람돌개바람높새바람은

어디쯤 담아둘까요?


얼룩빼기 황소와 얼룩말은 어디로 데려갈까요?

이런 이산화물은 값지고 진귀한 법.

게다가 다시마와 고구마도 있군요!

이것들은 모두 밤하늘의 별처럼

그 값이 어마어마하겠지요.


감사합니다.

하지만 과연 내가 이걸 받을 자격이 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네요.

이 모든 노력과 수고가 나 한사람을

위한 것이라니 과분하기 그지없네요.

이것들을 다 만끽하기엔

인생은 너무도 짧은 걸요.


나는 여기에 그저 잠시 머물다 갈 뿐입니다

아주 짧은 찰나의 시간 동안

멀리 잇는 것은 미처 보지 못하고,

가까이 있는 것은 혼동하기 일쑤랍니다.


이 촉박한 여행길에서 나는 사물이 가진

허무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그만 길가의 조그만 팬지꽃들을 깜빡 잊고,

놓쳐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사소한 실수가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그때는 미처 생각지 못했답니다.

이 작은 생명체가 줄기와 잎사귀와

꽃잎을 피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을까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41 앗 펭수 언니여???? [2] file 약초궁주 2020.01.02 22819
1440 윤창중사건, 국민행복시대의 숙제 (오한숙희기고) [1] 약초궁주 2013.05.14 14981
1439 강화읍내 맛집- 신아리랑 젖국갈비 [3] file 약초궁주 2009.11.17 4074
1438 겨울에 씩씩한 채소 시금치( 페스토) [2] file 약초궁주 2020.01.09 3950
1437 봉은사 판전 글씨 [1] file yakchobat 2008.10.29 3519
1436 에미야. 밥상 차려라(작은숲 김선경) [2] file yakchobat 2008.10.22 3513
1435 평생 남자랑 다섯 번밖에 못 자봤어요-고양이 팬 여인. yakchobat 2008.10.14 3507
1434 제주올레 비박여인들과 오리발 회 yakchobat 2008.10.17 3491
1433 [re] 봉은사 판전 글씨 [1] 최종범 2008.11.03 3461
1432 고추에 숨겨진 깊은 뜻 (안읽으면 지만 손해쥬) file yakchobat 2008.10.29 3422
1431 오징어 앤드 두부 초밥 file yakchobat 2008.10.15 3392
1430 김성동의 천자문-글씨연습하며 점치는 책 [2] file 약초궁주 2008.10.30 3380
1429 강화올레 2코스 <고려산에서 망월돈대까지> [4] 약초궁주 2009.07.03 3334
1428 강화올레 수로를 걸어서 바다를 만나다.<하점교-창후리포구> [3] file 약초궁주 2008.12.09 3311
1427 엄마. 나 학교 가기 싫어~~잉 yakchobat 2008.10.21 3290
1426 강화올레 - 1탄 - 봉천산등반 file 초록호수 2009.06.04 3237
1425 고양녀 취향도 가지가지 yakchobat 2008.10.19 3232
1424 고양이야~~여기 생선이...(교장샘칼럼) yakchobat 2008.10.10 3228
1423 꽃피는자궁 [1] file yakchobat 2008.10.07 3227
1422 올해부터. 독서일기 시작하려고. [1] 약초궁주 2009.01.06 3225

side_menu_title

  • 약초밭자유놀이터
  • 먹고! 읽고! 걷고!